2009년 03월 14일
이탈리아 #15 아그리젠토
2008. 6. 3
저가항공 Windjet을 타고 로마에서 시실리로. 비행기를 타고가서 그런지 혹은 시실리가 문화적으로 매우 다른곳이라 그런지 이탈리아 여행은 벌써 끝나버린 느낌이다. 깨어나기 싫은 달콤한 꿈처럼, 눈물나게 슬픈 건 아니면서도 뭐라 표현할 수 없게 쓸쓸한 마음. 하지만 로마를 출발할 때 주룩주룩 비가 오던 하늘은 팔레르모 공항에 다가오니 눈부시게 푸르고 쾌청하다. 어쩌면 새로운 여행의 시작, 다시 가슴이 뛴다.

팔레르모의 작은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내리고 바로 나와서 두시간 거리에 있는 아그리젠토에 먼저 다녀오기로 한다. 주먹밥고로케같은 아란치오를 사들고 버스터미널로.




아그리젠토를 대표하는 Valle dei Templi, 신전의 계곡이라고 하는 이 유적은 기원전 6세기의 산물이고 모든 것이 어마어마하게 크다. 수천년 전에 만들어진 무언가가 지금까지 저렇게 떡 버티고 있다는 것이 나는 너무 경악스럽게 느껴졌다.






아그리젠토의 또다른 명물 archeological museum은 발굴해놓은 조각, 그릇, 장식품들이 너무 심하게 많아서 머리가 아플 지경. 로마의 유적이 아니라 그보다 더 오래전 그리스가 지중해의 패권을 쥐고 있던 시기라 분위기가 많이 다르긴 한데, 어쩜 내눈엔 다 그게 그것인지라.. 역시 고고학은 내 취향이 아니고, 오히려 박물관 안에서 전시 중인 Greg Wyatt의 청동상 조각들이 훨씬 매력적이었다. 어쨌든 아씨시에서 만난 기남이 부탁했던 책갈피를 샀으니 임무 완수.

시실리 사람들은 영어를 잘 못해서 소통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오히려 내가 주워들은 이태리어로 몇마디 끙끙거리면 다들 너무 친절하게 영어나 바디랭귀지를 동반한 쉬운 이태리어로 설명해준다. 어떨땐 친절이 좀 지나쳐 길만 물어봐도 차태워주겠다 전화번호 알려달라 하기도 하지만, that's just sooo Italian, isnt it.
# by | 2009/03/14 10:49 | 여행 | 트랙백 | 덧글(0)



